대한불교 조계종 대각사

3.1 독립운동의 성지 대각사 大覺寺

이달의 법문

10월 초하루(음 9월) 주지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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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7회 작성일 23-11-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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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각사 불자님들! 좋은 인연입니다.

오늘은 초하루 화엄 3일 기도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제가 평소에 늘 삼법인 중도 십이인연 사성제 팔정도 등

불교 근본교리에 대한 얘기만 많이 한다고, 재미없고 어렵다는 불만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처님의 가피라는 주제를 가지고 어렵지 않고 편안한 생활속의 신행가피에 대한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저는 96년 입산 이후, 부처님의 가피를 수없이 많이 체험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인연이 제가 해군 군종법사로 정진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2004년 저는 경남 진해에 있는 해군 교육사령부 군종법사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2개 사찰의 주지 소임을 동시에 보게되었는데, 영외법당인 해군 교육사령부 흥국사와 영내법당인 해군 기초군사학교 보국사 였습니다. 흥국사는 영외 법당이기에 사실상 일반 사찰과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해지역 최고 명문인 흥국유치원의 원장을 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전임 주지법사가 기도정진 법회 등을 열심히 하지않고 신도들과 불통이었던 관계로 신도 조직은 와해 되어 있었고

몇몇 안되는 신도들도 주지법사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최고로 중요하고 많은 대중들이 동참하는 첫 초하루 법회에서 참석 인원은 고작 7명 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뭐하나 특별하게 잘하는 것이 없는 정말로 평범한 스님이었습니다.

염불 기도 소리가 좋지도 못했고, 재미나는 법문을 잘하는 입장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간절하고 정성스러운 기도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습니다. 그렇게 100일 기도를 여러 번 하는 동안 마음이 떠나서 나오지 않았던 분들이 다시 돌아왔고, 새로운 불자들도 모였습니다.

찬불가 교실로 시작해서 불교합창단이 만들어졌으며, 어린이법회.

유치원 자모회 법회. 다도회 등 다양한 모임들이 활성화 되면서 흥국사는 생동감 넘치고 살아서 숨쉬는 도량이 되어갔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서 흥국사 초하루법회 동참자는 2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저는 오로지 정성을 다해서 간절하게 기도정진을 했을뿐입니다.

제 능력도 제 힘도 아니고 오직 부처님의 가피였습니다.

기도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위대한 불사였습니다. 오늘 법문에서 정말로 중요한 얘기는 흥국사가 아니라 해군 기초군사학교 보국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해군 기초군사학교는 우리가 잘아는 육군으로 비교하면 논산훈련소 같은 곳입니다. 모든 해군 수병 부사관 등이 고된 훈련과 교육을 받으면서 일요일에 종교활동을 하며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저는 해군 교육사령부 군종법사로서 진해 해군 해병대 군부대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일주일에 10번 정도 수병들을 위한 인성교육 인격지도를 했습니다.

 

일요일에는 오전에 흥국사에서 해군 가족들과 일반 불자들에 대한 법회를 보고 점심공양도 하지못하고 바로 보국사로 이동을 해서 법회를 봤습니다. 군대는 포교의 황금어장 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원불교도 군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3개 종교뿐이었습니다.

보국사에서 첫 일요법회를 본 저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른게 아니고 정말로 넑고 큰 운동장 같은 거대한 법당인데 매우 소수의 인원만이 법회에 나온겁니다. 인원은 많아야 100여명!

당시에 저는, 20대 중반으로 정말로 어리고 여린 마음이었지만

저 넓은 법당에 부처님 법 들으러 오는 병사들로 가득 찰 수만 있다면

지금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라는 생각으로 간절히 발원했습니다.

 

부처님 법을 전하자! 그렇게 발원을 한 저는, 본격적으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왜 개신교는 1000여명 천주교는 300여명의 병사들로 교회와 성당이 가득차는데 우리 법당은 많아야 100여명일까?

군종병들과 함께 나름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이랬습니다.

첫째. 공양 간식의 질적인 차이였습니다.

법당에서는 1인당 초코파이 2개와 우유를 주고 있었고, 성당에서는 자유시간 핫브레이크 등 초코바에 샌드위치. 음료수를 주고 있었고, 교회에서는 맥도널드 롯데리아 등의 햄버거 또는 피자 치킨 등을 주고 있었습니다. 음식의 내용이 이러할진데 어찌 경쟁이 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처음 영외법당인 흥국사에 왔을 때는 신도도 없었고, 신도가 없으니 사찰 재정도 형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종단과 지역 불교 사찰 차원의 지원과 관심도 전무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코파이 살 돈도 부족해서 얼마안되는 중위 월급을 털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웃종교들은 상황이 완전히 틀렸습니다. 천주교는 성당 신부님이 소속되어있는 교구 차원의 막강한 물질적 지원이 있었습니다. 개신교는 더 나아가서 장로교 감리교 등 여러 종파들의 연합체인 군선교연합회의 상상을 초월하는 지원이 있었기에 애초에 3대 종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자체가 불가했습니다.

두 번째는. 공양 간식뿐만 아니라 종교활동의 내용과 분위기 그 자체에

질적인 차원이 틀렸습니다. 법당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목탁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야무지게 법문을 준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지만, 그것조차도! 말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것처럼 느껴지는 목사님이나

신부님과 비교했을 때 제 법문 실력은 형편없이 약하기 그지 없었지요.

 

지금도 여러분들이 보고 들어보시면 잘아시겠지만, 저는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고 못하는 것이 설법인데 그때 20대 중반의 저는 지금하고 비교해도 정말이지 엉망이고 어설프기 짝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비해서 성당에서는 화려한 신부님의 강론에 교구에서 파견된 수녀님들의 어머니처럼 따뜻한 보살핌. 그리고 대학생 또는 청년 찬양단들의 거룩한 성가와 젊고 이쁘고 화려하며 아름다운 율동들! 우리 법당하고는 비교 그자체가 의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에 교회는 정말이지 넘사벽 이었습니다.

말을 하기 위해서, 설교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듯한 목사님들의 화려한 말솜씨에 세련되고 유창한 외국어 실력. 여기에 더해서 수병들이 제일 좋아하는 인기가수. 아이돌가수 대학생 율동단 등!

정말이지 제 입장에서는 절망적인 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해군 교육사령관 기초군사학교장 등 대부분의 지휘관과 참모 영관 장교들이 대부분 개신교 또는 천주교 신자들이었는데 이분들의 대단한 신앙심과 열성적인 전도는 많은 해군 장병들과 부사관

위관 장교들을 반강제적으로 교회 또는 성당으로 선택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세상은 조금 덜하겠지만 그때만해도 기독교 지휘관들의 대단한 전도는

제 전법의지와 전투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수준이었습니다.

불교는 지휘관도 장교들도 참모 불자들도 거의 없었지만,

몇몇 있는 장교들도 종교는 강요하면 안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이야기할뿐 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부처님 법을 전법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홀로 외롭고 힘없는 법사를 도우려는 이 하나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종단과 지역 사찰 스님들의 도움도 받고자 노력했지만

결과는 늘 참담했습니다. 저는 재정적인 여유도 없었고 대단한 설법능력도 도와주는 젊은 청년들도. 인기 가수도 뭐하나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절망속에서 한탄했지만,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한가지!

부처님께 간절히 올리는, 기도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위대한 불사이다. 라는 말을 믿으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빽인 부처님께 지극정성 기도를 올리는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군생활과 인성교육 등 바쁜 스케줄속에서도 간절한 용맹정진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제 출가 인생속에서 그때처럼 간절하고 처절하게 기도를 했던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렇게 용맹정진 기도를 하면서 조금씩 상황이 바뀌어 갔습니다. 첫 번째는, 저부터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인상이 여유있게 변해갔습니다. 조금은 고지식하고 경직되어 있는 느낌의 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늘 웃고 밝은 모습으로 변해갔어요.

 

주변의 불자들과 수병들이 우리 법사님은 인상도 좋고 자상하고 편안하신 분이라는 소문들이 나면서 수병들이 한명 한명 늘어갔습니다.

두 번째는, 당시 해군교육사령관으로 박인용 제독이 오셨는데 그분은 정말이지 신심있는 불자였습니다. 기독교의 지휘관들처럼 반강제적으로 법당에 나오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그분의 군인다운, 불교식으로 이야기하면 여법하고 위의있는 모습에 감화를 받은 참모 영관장교 위관장교 부사관 수병 등이 한명 한명 법당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2500년 전 부처님 당시, 부처님의 제자 마승비구의 여법하게 걷는 모습만으로도 사리불 존자에게 감화를 일으켜 사리불과 목건련을 비롯한 외도 250명을 귀의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한 것처럼,

여러분들도 나의 남편 아내 자식 손주들에게 부처님 법이 좋으니 절에 가자. 라고 말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수십년을 절에 다니면서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고 늘 탐욕심을 내고, 화내고, 어리석고 이렇게 탐진치 삼독으로 가득하다면 아무리 포교를 하려고 노력을해도 효과는 미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던 것이 법당에 열심히 다니는 아내에 대해서 남편의 평가가 절에 백날을 다니고 3천배를 하고 법문을 들으면 뭐해

우리 와이프는 배기 입니다. 그런데 제가 뭐하러 절에 가겠습니까?

그리고 절에 열심히 다니는 어머니에 대해서 아들이 평가하기를

우리 엄마는 늘 불만이 많고 심술이 가득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얼마나 생활속에서 불법을 실천하며 부처님 법답게 여법하게 사는 것이 포교에 큰 도움이 되고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원래는 안그랬는데 절에 열심히 다니면서부터, 저렇게 성품이 맑고 밝고 여여해지셨다. 이렇게 될 수 있어야 절에 가자고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안갈 수 가 없게 되겠지요?

 

세 번째는, 진해 창원 마산지역 스님들과 불자들이 해군 교육사령부 법사가 정말이지 열심히 활동하고 기도정진도 모범적이다. 라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여론속에서 군포교 지원금 보시금 등이 점차 늘어났고 법당의 재정적 풍요속에서 법당을 찾는 해군 장병들에게 제일 좋은 피자, 햄버거 등을 아낌없이 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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