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님─부처님의 영험을 입고 태어난 대각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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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각사 댓글 0건 조회 669회 작성일 14-06-04 15:05본문
부처님의 영험을 입고 태어난 대각국사 (일타스님)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고려의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
스님은 1055년(문종 9) 9월 28일, 고려 제11대 문종(文宗) 임금과
인예왕후(仁睿王后) 사이에서 넷째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하여 잠시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젖을 먹여도 울고 얼러도 울고, 도무지 울음을
그칠 줄 몰랐습니다.
왕자의 탄생을 기뻐하기도 전에 왕실은 근심에 휩싸였고, 마침내
모진 병을 앓는 것이 아닌가 하여 시의(侍醫)에게 진찰토록
하였습니다.
"대왕마마, 아무리 살펴보아도 왕자께서 우는 까닭을 알 길이
없습니다. 하오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왕자님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문종과 왕비는 더욱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멀리서 은은히 들려오는 목어(木魚) 소리를
듣기만 하면 왕자가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저 목어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보도록 해라."
이윽고 어명을 받은 두 관리는 목어 소리가 들려오는 서쪽을 향해
길을 떠났고, 서해 바닷가에 이르자 배를 타고 계속 서쪽으로
나아가 중국 항주(杭州)의 경호(鏡湖)에 이르렀습니다.
그 호숫가에는 절이 있었고, 목어 소리는 법당 안에서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관리는 목어를 치며 염불하는 스님께 찾아온 까닭을
말하고, 고려로 함께 가서 왕자의 병을 고쳐 주기를 청하였습니다.
"그것 참 이상한 일이오. 어디 함께 가서 봅시다."
스님은 흔쾌히 허락을 하고, 고려로 와서 왕자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왕자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왕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던 스님이 두 손을 모으고
정중히 절을 하자, 왕자는 울음을 뚝 그치고 방긋방긋 웃기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종은 스님에게 치하했습니다.
"스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직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무엇인지요?"
"왕자가 태어난 이후로 아직까지 왼손을 펴지 않고 있습니다.
억지로 펴 보기도 하였으나 도무지 펼 재간이 없습니다."
"소승이 한번 펴 보겠습니다."
천천히 왕자에게 다가간 스님이 살며시 왕자의 왼손을 잡고 몇 번
쓰다듬자 왕자는 손을 활짝 펼쳤습니다.
그런데 왕자의 조그마한 손바닥에는 '불무령(佛無靈)'이라는
세 글자가 또렷이 새겨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글씨를 보자마자 중국에서 온 승려는 왕자 앞에 꿇어앉아
흐느껴 울면서 소리쳤습니다.
"스님, 우리 스님! 여기서 다시 뵙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의아해하는 문종 임금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인연입니다. 저의 스승님께서 환생(還生)하시어
왕자님이 되셨으니..."
"그것이 무슨 말씀이오?"
"저에게는 존경하고 따르던 은사스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본래 가마를 메고 다니던 가마꾼이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검소하여 번 돈의 일부를 쓰고 나머지는 반드시 우물에 던져 넣어
저축을 했습니다. 몇 십 년이 지나자 우물은 돈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평소 불교를 숭상하던 그분은 경호 호숫가에 절을 짓고
스님이 되었습니다.
그분의 덕이 높고 불심이 아주 깊어 주위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으며, 저도 그분을 흠모하여 제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알 수 없는 일이 잇달아 일어났습니다. 스님은 절을
짓고 목어를 두드리며 염불정진만 하였는데,
이상하게도 1년이 지나자 앉은뱅이가 되었고, 2년이 지나자
장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3년이 되던 날, 벼락에 맞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나 기가 막혔습니다.
'불심이 깊고 염불정진을 열심히 하신 스승님을 이토록 허무하게
돌아가시게 하다니! 부처님의 영험은 없는 것이 아닌가?'
저는 허무한 마음을 누를 길 없어 은사스님의 왼쪽 손바닥에
'불무령(佛無靈)'이라는 글씨를 새긴 다음 장례를 치렀습니다.
스님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이었습니다.
"그후에도 저는 은사스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길이
없어, 날마다 그분이 생전에 쓰시던 목어를 두드리며 명복을
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은사스님이 바다 건너 고려 땅에서 왕자의 몸으로
환생하셨으니.... 이제야 부처님의 참뜻을 알 것만 같습니다."
이러한 사연을 들은 문종은 몹시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불무령이 아니라 불유령(佛有靈)이구려. 그 스님이 갖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부처님의 영험이
아니겠소? 삼생(三生)에 걸쳐 받아야 할 전생의 죄값을 3년 만에
모두 받았으니 말이오. 이제 왕자가 모든 죄를 씻고 새롭게
태어났으니 틀림없이 이 세상을 위해 큰일을 하게 될 것이오."
이 문종의 예언처럼 뒷날 왕자는 출가하여 남달리 불도를 닦았고,
마침내 천태종(天台宗)을 세워 고려에 새로운 불교를 꽃피웠습니다.
진정 전생의 그 스님이 한 생은 앉은뱅이로, 또 한 생은 장님으로,
그리고 세번째 생에서는 벼락을 맞아 죽게 되었다면 어떻게 불도를
올바로 닦을 수 있었겠습니까? 꾸준한 기도생활이 삼생의 업을
불과 3년으로 단축시켜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과보조차 없으면 더 좋겠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행수를 바라고
기도를 하면 좋은 결과가 결코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꺼이 받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하면 결과가 훨씬 수승하게 다가옵니다.
부디 진심으로 참회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기도하십시오.
요행수를 바라지 말고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십시오.
그렇게만 기도하면 반드시 불보살의 가피가 우리와 함께 하고,
그 기도가 삼매를 이루게 되면 크나큰 깨달음의 문도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는 다생의 죄업을 녹입니다. 기도는 우리를 새롭게 태어나게
합니다. 기도! 그것은 우리의 진실한 마음을 성숙시키는 최고의
방편인 것입니다.
누구든지 좋습니다. 고통이 있고 갈등이 있고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있으면 기도하십시오. 지금 당장 시작해 보십시오.
틀림없이 기도를 통하여 행복과 자유와 영원한 생명력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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